일전에 kbs 에서 ‘파라다이스는 있는가’라는 다큐를 본 적이 있었습니다.

 

파라다~1.JPG

 

지금은 그 섬 이름은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아요.

그런데 그 섬 자체가 누구라도 꿈꾸는 파라다이스였어요.

에메랄드빛 바다색깔에, 하얀 백사장, 푸른 지평선...

정말 저절로 부럽다, 하루라도 한번 살아봤음 좋겠다. 저런 곳이 있다니

감탄사가 연발해서 나오는 아름다운 섬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섬에서 정말 살고 있는 가족이 있었습니다.

영화에서 자주 보는 광경대로,

아버지는 작살로 고기를 낚고, 아이들은 바닷가에서 수영하고

어머니는 갓 따온 열매와 생선으로 요리를 하고 있었지요.

그야말로 꿈에 그리는 파라다이스가 펼쳐지고 있었습니다.

 

제가 가장 인상깊게 보았던 대목인데, 섬주인에게  물어보았습니다.

당신은 이곳을 파라다이스라고 생각하냐고?

그 주인은 “파라다이스는 이미지다”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다만 자신은 이곳에 오길 잘했다는 생각뿐이라 했습니다.

그렇담 당신에게 이 섬이 가지는 의미는 무엇이냐고 했더니

그 주인은 “자유”라고 대답했습니다.

“자유로움으로 인한 행복, 그게 전부다”라고 하였습니다.

 

섬주인의 부인에게도 물었습니다. 당신에게 파라다이스는 무엇이냐고?

그 부인은 “자신의 파라다이스는 남편이다”라고 답했습니다.

정말로 그 부인에게 남편은 전부였거든요.

그러면서 얼마전 있었던 남편의 외도를(휴양객과의) 눈물흘리며 이야기했습니다.

남편이 오직 자신만을 사랑해주길 바라고 있었지요.

   

저도 그 다큐멘타리를 끝까지 다 보고 나서야 제 안의

파라다이스, 자유에 대한 환상을 깰 수가 있었습니다.

섬주인의 말처럼 파라다이스는 이미지일 뿐임을 알게 되었지요.

그런 아름다운 파라다이스 같은 환경 속에서 살아도

여전히 그 가족 내부엔 갈등과 욕망의 싸움이 존재했습니다.

그리고 자식들은 바다 밖, 새로운 문명을 동경하고 있었거든요.

 

파라다이스는 어떠한 환경을 지칭하는 말이 아니었어요.

만일 어떠한 조건과 환경에서만 얻어지는 자유라면

그것 자체가 부자유스러운 거니까요.

 

자신에게 주어진 환경이 어떠하든지 간에

감사하고, 사랑하고, 기뻐하는 사람은

어떤 시공간에서도 파라다이스를 만끽할 수 있지 않을까요? ^^